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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스
   사실 이 곡을 들려 드리려고 부단히 노력했답니다.
들으면 들을수록 더 빠져 들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고 시간만 낭비한 셈이라고 생각해도 전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잠시나마 저와 함께 깊어가는 가을밤 아니 새벽이로군요...콘트라베이스에 빠져보는 것도 가히 나쁘진 않을 거라 생각됩니다

  아, 우선 이 곡에 대해 설명해 드려야겠군요. 지금 나오는 곡은 "미하엘 하이든", 즉 우리가 '파파'라고 부르는 "프란츠 요셉 하이든" 의 동생인 셈이죠. 첼로와 비올라 콘트라베이스를 위한 트리오인데, 사실 이 곡과 또 하나의 곡을 계속 들으면서 책을 읽어 내렸갔지요. 또 다른 하나의 곡은 잠시 후 만날 수 있을 테니 너무 성급하게 굴지 마세요. 뭐든지 너무 성급하면 좋지 않은 법이니까요. 제가 좀 그런 편이긴 하지만, 지금은 아주 많이 좋아졌답니다. 그렇다고 제 버릇 개 주는 거 아니라고 여전히 그 성격이 조금 남아 있어 가끔 제 무덤 스스로 파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계속하다 보면 제 모든 것이 탄로 날 것 같아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뭐 궁금하지도 않겠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혹시나 더 궁금하신 분들이 있을까 하여 조금만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전 사실 좀 비범합니다. 그래서 평범하게 살고 싶은 것이 제 꿈이기도 합니다.


   사실 평범하게 사는 것이 제일 어려운 것 아닙니까? 보통들 결혼해서 아들, 딸 낳고 그렇게 평범하게 사는 듯하지만 그것이 그렇게 만만치 않다는 것 압니다. 그래서 전 독신으로 살고 있지만 "화려한 솔로" 어쩌고저쩌고 그런 되지도 않는 자기 합리화 적인 화려한 삶의 말들을 참 싫어합니다. 아무리 솔로로 멋진 삶을 살아간다 해도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꾸려가면서 알콩달콩 살아가는 그들보다 못하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삶이 넉넉지 않다고 해도 말입니다. 서로가 수십 년 동안을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아와 하나가 되어 다시 몇 수십 년을 살아간다는 게 보통일입니까? 정말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 같은 사람은 늘 꿈속에서만 ㅡ 그 모든 일을 꿈꾸지요. 아마도 평생을 말입니다. 


   솔로들도 멋진 삶을 살든 그렇지 않든 그들은 무척이나 외롭습니다. 물론 저도 그중에 하나입니다. 저는 해거리로 가을을 타는 특이한 품종입니다. 그래서 지난가을은 무사히 넘어갔기에 이번 가을은 너무나 독합니다. 아마도 삼십 대의 마지막의 가을이라서 그런지, 그간의 모든 일이 가을바람처럼 와서 태풍처럼 내 마음을 흔들어 놓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얼마나 아픈지 아십니까? 바늘로 콕콕 찌르는 게 아니라 못과 망치로 쿵쿵 머리에서 발끝까지 못질 당하는 것 같은 심정 말입니다. 하지만 전 잘 참아내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동안 많은 홍역을 앓으면서 터득한 비결 덕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솔로가 외롭다고 했지만, 외로움은 둘이 있을 때 더 많이 외롭다고 하는데 전 둘이 있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 마음은 잘 모르겠습니다. 아, 짧게 아주 짧게 있어본 적이 있긴 했군요. 후훗..더 이상 묻지 마시길 바랍니다. 이쯤 되면 말하지 않아도 아시는 분은 알 거라고 생각하고 그것이 꼭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니니깐 말입니다. 아무튼, 깊어가는 가을밤에 혼자든 둘이든 외로움은 그 외로움을 아는 자만이 가진 특권이라 생각하기에 그 외로움도 즐겨보라는 말과 외로우니 사람이다. 라는 어느 시인의 시 구절로 우리 마음 속에 내포된 외로움을 다독거려 봅니다.

   엉뚱한 얘기하는 사이에 음악이 많이 흘러갔겠군요. 지금쯤 어느 부분이 나오는지 알 수 없지만 사실 이 곡은 모든 부분이 듣기가 좋습니다. 어쩌면 음악 때문에 제 글은 쳐다보지도 않겠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상관없습니다. 이 글을 읽든 아니든 전 제가 생각한 이야기를 주절주절 계속 풀어놓을 것입니다. 고리타분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은 빨리 다른 일을 하는 것도 좋을 듯싶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한 사람의 엉뚱한 삶과 음악 얘기를 들어보는 것도 그렇게 시간 낭비는 아닐 것이라고 스스로 말해봅니다. 그러면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볼까요. 앞에서 말한 제가 이 음악을 들으면서 읽은 책은 다름 아닌 여러분도 잘 알고 있는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 < 콘트라베이스 >입니다.



   이 책은 그 사람에게 첫 번째 선물로 받은 책이었습니다. 여기서 그 사람이란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요?  아주 오래전이지요. 정확한 기억이 없어 표지에 기록해 두었나 찾아보니 그 사람만 이름만 있군요. 날짜도 적어 뒀더라면 더 좋았을 건데 말이죠. 그건 그렇고 그 사람이 왜 하필 나에게 많고 많은 책 중에 이 책을 첫 번째 선물로 줬을까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습니다. 단지 내가 음악을 좋아해서라고 생각해서 일까요? 글쎄요 ... 많은 시간들이 지났지만 솔직히 전 아직 정확하게 모르겠습니다. 이 책을 읽어보신 분들은 제가 바보라고 생각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전 그렇게 똑똑치 못합니다. 만약 제가 그렇게 깊은 내면의 마음까지 보는 혜안을 가졌더라면 맨날 슬픔에 찌들려 눈물이나 흘리고 있진 않았을거란 말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사실 길지도 않는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쓸데없는 얘기 때문에 밤이 깊어지며 갑자기 쓸쓸해 졌습니다. 출근할 일이 걱정되긴 하지만 글을 끝내지 못하는 것이 더 아쉽습니다. 오늘이 될지 내일이 될지 아니면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이제 시작인 "나의 콘트라베이스"를 다음에 계속 들려 드릴게요... 아직 소개되지 않는 음악도 함께 말이예요. 참 ! 그 음악에는 제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허밍으로 함께 녹음해서 들려드릴것인데... 어떨지는 모르겠어요. 그리고 오늘밤은 이 음악과 함께 이곳에서 그냥 자는게 나을 듯 싶어요. 침대방에 오디오가 있긴 하지만 CD가 고장나서 들을 수가 없거든요.




   또 다시 밤이찾아왔고, 전 어제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았습니다. 모든게 다 똑같습니다. 다른것이 있다면 어제 입은 옷은 빨래통에 벗어던지고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었다는 것입니다. 옷장속에서 옷을 꺼내 입을 때는 너무 좋습니다. 특히나 향긋한 비누냄새가 나서 더 좋아합니다. 예전에 어머니께서는 옷장속에 항상 비누를 넣어 두셨지요. 그 비누냄새가 어쩌면 어머니의 향처럼 그렇게 느껴져서 그런지 모르지만 저도 옷장속엔 항상 비누를 넣어둔답니다. 마치 그 비누가 어머니냥 말입니다. 그러고 보면 시인 박목월 선생님도 어린 날 코에 스민 아른한 비누냄새가 어머니에게서 난다고 했는데 그 향긋한 어린 날의 젖내를 그리워하는 이가 나만은 아닌가 봅니다. 

   오늘은 글을 끝내려고 합니다. 사실 내용은 없고 시시콜콜한 얘기하려고 글을 쓸려고 한 것은 아닌데 어쩌다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자 이젠 쓸데없는 소리집어치우고 "나의 콘트라베이스" 로 이 밤에 달린 별처럼 주렁주렁 달린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하지만 별은 멀리서 아름답게 반짝이며 빛나지만 제 글은 그렇지도 않다는거 ... 이점을 미리 공지해 드리고 시작합니다. 

   어제 글의 앞머리말에 알려드린 것처럼 이 음악의 제목이 < 미하엘 하이든 > 의 첼로와 비올라 더블베이스를 위한 트리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작곡자의 생애와 그에 따른 이 곡의 탄생배경을 알려드릴려고 하는 것 은 아닙니다. 그런것은 검색을 하면 잘 나와 있을테니 말이예요. 같이 주석이나 달아주면 좋을텐데...라고 말하며 ...세심한 배려가 없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러기엔 우리의 밤이 너무 짧으니까요. 

자 그럼 시작합니다.

   이 곡을 자세히 들어보면 첼로, 비올라, 콘트라베이스가 유려하면서 부드러운 선을 그리고 있지요. 아름답고 투명하면서도 따뜻한 음색말이예요. 그런데 제가 이 곡을 몇수십번 들었지만 전 솔직히 콘트라베이스 소리는 잘 듣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래전 그 사람에게 선물받은 < 콘트라베이스 > 읽은 후부터,  콘트라베이스 소리를 유심히 듣게 되었답니다. 아마도 그때부터인 것 같습니다. 콘트라베이스를 따뜻하게 사랑하게 되었는 것이 말이예요. 그것은 책속에 나오는 주인공 때문이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 콘트라베이스 >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 그는 나처럼 술을 좋아합니다. 그는 이야기하는 내내 맥주을 얼마나 마셨는지 모릅니다. 솔직히 안봐서 모르지만 그의 배는 술로 가득차 있을 것 같았지요. 아마 술배가 장난 아닐 것 같았습니다. 그것은 오래전.. 사실 오래전도 아니지만 ... 예전의 나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전 그래도 지금은 많이 들어간 편입니다. 여기서 술 얘기를 조금만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또 엉뚱한 소리한다고 하실지 모르지만 주인공이 술을 좋아하니 저도 좋아한 술 얘기를 하는 것 뿐이니 이해 해 주시기 바랍니다.

   음악과 술 그것만 있으면 더 없이 행복했었지요. 여자...는 잘 모르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거짓말이라고 생각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신체적으로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대한민국 건장한 청년으로 대한민국 군대를 갔다왔으니 말입니다. 그렇게 전 술과 음악을 즐기며 살았습니다. 어쩌면 혼자 있을 때 그것만큼 좋은 벗도 없지요. 그들은 인간처럼 절대 배반하는 일이 없습니다. 오히려 어려울 때 힘이 되어주고 삶의 등불처럼 인생을 밝혀주었지요. 어쩌면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그들 덕분이었는지 모릅니다. 예전에 양주와 맥주는 항상 집에 가득차 있었지요. 맥주는 보통 박스채로 냉장고 및 베란다에 쌓아두면서 마셨고 그 후에 양주를 마셨는데. 사실 꼬냑향에 취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꼬냑향이 너무 그리운데 당분간 아니 어쩌면 영원히 마실 수 없을지 모릅니다. 참 비극이지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음악을 듣지 못하는 것이 슬픔이듯이 저 또한 술을 좋아함에 술을 마시지 못하는 것이 음악을 듣지 못하는 것 만큼이나 슬프답니다. 하긴 뭐 ... 이말 저말  다 들어가며 인생 어떻게 살겠습니까? 안 그래요..? 물론 안 좋으니까 하지말라고 하겠지만 나 역시 안 좋으니까 마셔야 하겠다면 어떻하겠냐 말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알콜중독 이런것은 아니니깐 그쪽으로는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괜한 쓸데없는 걱정한다고 하실지 모르지만 그래도 이 글을 읽은 몇몇사람들중에 한 두 사람은 걱정아닌 걱정을 할까봐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한다고할지 모르지만 이런 상상과 착각속에 살아가는 것도 나름 혼자살아가는 삶의 방식이랍니다. 

   맥주와 양주만을 마시다가 소주로 바꿨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양주 마실 형편이 되지 못했다는게 맞을 겁니다. 사실 저희 집안에서 술하는 사람은 저 밖에 없습니다. 소주는 잘 마시지 못했지요. 이상하게 소주는 잘 받지 않았는데, 그 사람과 이별하고 난 후부터 그때부터 잘 마셨는것 같습니다. 그 시기는 참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을 이룰 수 없었고, 과음과 폭음을 하게되어 그것으로 잠들 수 있었지요. 그땐 그것들이 유일하게 나를 잠재워주는 수면제였다고 하는게 맞을 것 같아요. 내가 지금 잠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술취해 방 한켠 어디선가 자고 있을 그를 한번 안아주고 오고 싶은데 그날은 없고 그때로부터 더 늙은 이 사람만이 그를 회상하고 있음이 조금은 슬프답니다.

...

손 좀 씻고 오겠습니다.

...

   제가 글을 쓰면서 손 씻는 버릇이 있는것을 아시는 분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런 경우는 대개 두가지 경우이라는 것도 말이지요. 이번에 제가 손 씻은 것은 그 두가지 경우중 어느것인지 말씀 드리지 않아도 아시지요. 손은 보통 싱크대에서 씻는데, 그래서 주방세제는 설겆이 할 때보다 손 씻을 때 더 많이 사용되어 없어지곤 한답니다. 꼭 그래서 그런건 아닐진대 주기적으로 주부습진이 생기며 남들은 왠 남자손에 주부습진이냐고 속 긁는 소리는 해 댄답니다....어휴.....
술 얘기를 조금만 한다는게 길어졌네요. 아까 어디까지 얘기 했지요? 술 얘기해서 그런지 마시지도 않았는데 취한것 같아요. 자 ... 마시지도 못할 술 얘기는 그만하고 지금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들으면서 얘기 계속하겠습니다.

   주인공인 그는 술을 좋아하고 콘트라베이스 연주가랍니다. 사실 별 볼품은 없어 보입니다. 나처럼 말이지요. 굳이 누가 잘나고 못나고를 따지자면 그가 나보다 옷 몇벌과 콘트라베이스를 가지고 있다는 거겠지요. 그는 처음에 브람스 교향곡2번의 들려주었지만 전 솔직히 그 부분이 어떤부분인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콘트라베이스 소리는 그의 말처럼 아주 세심히 관심가져 듣지 않으면 들리지 않거든요. 특히나 교향곡과 같은 모든 악기가 총동원 된 음악에서는 말이예요. 그래서 전 그나마 콘트라베이스가 잘 들리는 이 곡을 선택한거랍니다. 이전에 말한 세심한 배려는 이런것이 정말 세심한 배려라고 스스로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전 제 자신이 지금 아주 흐뭇하답니다. 사실 자기가 연주하는 악기의 소리가 다른사람에게 잘 들리지 않으면 열받을만 하겠지요? 그래서 그가 흥분하며 소리치는 것도 이해합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콘트라베이스 소리를 듣지 못할 때 제일 진땀 난다고 그는 자신 있게 말하곤 하는데 사실 그런지 안그런지는 모르겠어요. 솔직히 협주곡 같은것이나 교향곡에선 아름다운 플루트나 화려한 바이올린의 선률 그리고 튜바와 같은 관악의 웅장함 같은것이 더 멋지지 않나요? 그런데 그는 오로지 콘트라베이스가 제일인줄 알고 있답니다. 물론 전 그의 말을 폄훼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알고보면 그 도 나처럼 참 불쌍한 사람이니까요. 오히려 내가 따뜻하게 더 감싸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는 가끔 알 수 없는 말을합니다. 물론 그의 말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심한 것 같아 이쯤에서 몇마디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는 자기의 콘트라베이스가 내는 소리를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하여 내가 신앙처럼 생각하는 모차르트와 베토벤 그리고 낭만주의 작곡가들의 곡을 비아냥 거리는데 그건 좀 심한 듯 합니다. 어디 그 작곡가들이 콘트라베이스 파트 부분을 그냥 아무렇게나 작곡했겠냐 말이예요. 콘트라베이스 소리가 드러나진 않지만 다른 악기의 작은 실수도 제 소리로 감쌀 것 같은 넉넉함과 어머니처럼  따뜻하면서도 풍만한 몸체 ... 그래서 든든함이 있는데 그건 모르나 봅니다. 사실 이 곡만 해도 그렇습니다. 지금 흐르는 곡 말이예요. 여기서 콘트라베이스는 멜로디는 커녕 첼로와 비올라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흐름속에서 특별한 것 없이 그냥 일정하게 이리저리 활을 움직이는 것 처럼 느껴지지만 여기서 콘트라베이스가 없다면 어떻게 되겠냐 말이예요. 아마 모르긴 몰라도 첼로와 비올라는 엄마 잃은 아이들처럼 이리저리 어쩔줄 몰라할 게 뻔하거든요. 이런 콘트라베이스 왜 모르겠냐구요? 그래도 잘 모르겠다구요... 그러면 제가 그 부분을 허밍으로 따라 해 볼게요. 콘트라베이스 부분만 말이예요. 잘 들어봐요. 하이든 곡 제일 마지막 부분이예요. 어때요?  잘 들리지 않았던 그에게 생기를 불어넣으주니 더 가깝게 다가왔지요? 이렇게 음악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더 애착을 가지고 다독거려주면 더 깊은 행복과 기쁨을 준다는거 잊지 마세요. 

   그런데 그는 앞에서는 베토벤에게 뭐라고 하더니  뒤에서는 엉뚱하게  베토벤을 훌륭한 사람이라고 칭찬해주었습니다. 글쎄 그 이유가 너무 웃긴거 아세요... 하하하 ... 베토벤이 피아노를 몇개씩 부숴지만 콘트라베이스는 하나도 부수지 않았다는게 그 이유인데 이럴땐 제가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또 있습니다. 바그너에게 뭐라고 했냐면 말입니다. 바그너 음악당의 지붕 구조를 말로는 음향적 이유로 그렇게 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오케스트라를 우습게 생각하였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고 했는데, 전 그 말에 전  동감하지 못합니다. 물론 제가 바그너 음악당 그곳에 가보진 않았지만 많은 이들의 견문록을 보면 그렇게 오래전에 지어져 지금까지도 음향적인 구조가 최상이라고 칭찬을 하며 매년 바이로이트 축제가 열리는데 왜 그렇게 시기하는지 .... 아마 자기의 콘트라베이스 소리가 연극의 배경음 무대효과나 배경음 따위에 가려져서 그것 때문에 그럴거라고 생각해 봅니다. 그가 뭐라고하든 전 바이로이트 음악당은 꼭 한번 가보고 싶은곳중 하나입니다. 예전에 말했던 황혼을 닮은 바그너를 느낄 수 있는곳이니까요.  그곳에는  모든 시설이 나무로 되어 있다는 글을 읽은적 있습니다. 한번 공연이 되면 꼼짝달싹 못하고 몇 시간을 서서봐야 한다나요. 아무튼 흥미로운 곳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바그너는 이쯤에서 얘기하는게 좋을 듯 싶습니다. 왜냐하면 더 얘기하고 싶은데 그가 별로 안좋아 하는 것 같아서 말이지요. 괜히 더 말했다간 본전도 못 뽑을테니 말이예요... 사실 뒤에 가면 또 나온답니다.

   그가 좋아하는 여인이 바그너의 "파르지팔" 에서 꽃 파는 소녀 역할을 했거든요. 그런데 "파르지팔" 하니깐 "순수한 바보"가 생각납니다. 어쩔 수 없이 바그너의 "파르지팔"을 간단히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 오페라는 오래전 제가 처음으로 시도한 오페라 나만의 순서도 방식으로 감상한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그때 저는 오페라는 복잡하고 딱딱한 내용이라고 생각되어 저만의 방식대로 감상하는 즐거움을 찾았는데 어떻게 생각하면 이해력이 부족해서 그렇게 했을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어떻게 했는지 그 방법은... 일단은 큰 A3정도의 큰 용지를 준비하고, 거기에 등장인물의 이름과 세부적인 사항을 적지요. 그리고 누구 누구와의 관계를 화살표식으로 연결연결해서 거기에 꼬리글로 설명을 달고 ...그렇게 순서도를 만들며 오페라를 들어왔답니다. 물론 오페라가 끝나고 해설을 다 읽었을 땐 그 용지를 보면  이리저리로 향한 화살표와 거기에 딸린 상황 설명, 조금은 어지럽긴 했지만 그 후에 다시 그 오페라를 볼일이 생길 때 그 용지 하나만 꺼내들면 세상에 없는 나만  음악 서브 노트 같은 것이 되기도 했답니다. 아마  바그너의 "파르지팔"이 그렇게 처음 시작한 나의 첫 오페라 감상기 였습니다. 지금 제 앞에 있습니다. 노란 A3용지예요. "파르지팔" 은 육체적인 쾌락을 포기하고 이미 세상의 향리에 물들어 있다면 그것을 신에게 죄사함으로 고백할 때 신은 우리에게 한없는 긍휼한 사랑을 베풀어 우리를 구원한다는 큰 줄거리의 내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솔직히 얽히고설킨 이야기인데 그 내용을 하나하나  음악과 함께 파헤쳐가면 정말 오페라에 안 빠질 수 없지요. 그 과정은 너무 매력적이며 재밌고 때로는 슬프기도 하지만 이내 기쁘고 행복하기에 그속에 머물때가 참 행복합니다. "파르지팔" 내용을 다 알려드리지 못하겠지만 전 거기에 나온 순수한 바보 "파르지팔" 처럼 되고 싶기도 합니다. 물론 클링조르가 매혹적인 여인들로 홀려도 말이예요. 아주 재밌답니다... 파르지팔 꼭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언제 시간이 이렇게 되었나 모르겠어요. 사실 오늘 글을 끝낼려고 했는데 이렇게 또 어제와 같은 시간이 되어 버렸습니다. 오늘도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 같습니다. 내일 한번 더 해야 겠지요. 하긴 삼세판이라는 말도 있으니 말이예요. 사실 그보다 더 졸리거든요. 오늘은 편안하게 침대방에서 자야겠어요. 어제 이곳  딱딱한 곳에 누워자서 그런지 엉덩이가 아프더라구요. 쿠션이 있는 침대가 편안한 사람도 있지만 딱딱한 방바닥이 편안한 사람도 있을 새벽이 깊었어요. 그곳에 혼자이든 둘이든 잘자기는 마찬가지인거 알죠?

모두 모두 잘자요 !

  참 위에서 말한 지금곡 콘트라베이스 부분을 허밍으로 들려 드린다고 그것도 못 했습니다. 하지만 꼭 들려드릴게요. 그 전에 그 부분 잘 들어보세요. 그러면 제가 허밍으로 들려드릴 때 더 좋아질거니까요. 아니면 그 부분을 허밍으로 따라 해 보시면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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