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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앙, 나의 성경

사람들은 나에게

제일 좋아하는 음악이 무엇이냐고 묻곤 했는데
내 대답은 언제나 똑같았다.
- 모차르트 피아노소나타 11번 1악장 ...

아득히 먼 학창시절
이 곡을 연주해 보고 싶어
용돈을 모아가며 피아노 학원에 다녔었다.

그 당시 남자가 피아노 배우면
이상하게 생각될 정도로 곱지 않은 시선과
형편상 피아노는 무슨 피아노라는 꾸중을 들었지만
부모님에게 참고서 산다고 거짓말까지 해 가면서
그 돈으로 피아노를 배웠다. 

꼭 그래서 그런 것만은 아닐진대
공부를 지지리도 못했다.
물론, 참고서를 사서 공부를 했어도 그 나물에 그 밥이다.

내가 이 곡에 집착하는 이유는
모차르트가 이 곡을 작곡할 시기쯤
어머니를 여읜 슬픔을 표현하고자 했던 마음이
그대로 전해옴이 첫 번째이며
그 슬픔을 마지막 변주에서 기쁨으로 승화시켜
내 마음속에 그대로 각인됨이 두 번째 이유다.

사람들에게 모차르트는 나의 신앙이며 이 곡은 성경이라고 말하곤 하는데
그것은 지난날 견디기 힘든 아픔과 쓰라린 마음에 언제나 따스한 신의 손길처럼
날 어루만져 주던 음악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곤 했었다.


모차르트는 나의 신앙이었으며  이것은 나의 성경이었다

Alicia De Larrocha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모아온 이 곡의 음반은 12종 된다. 학창시절에는 에센바흐와 하킬라의 연주를 참 좋아했었다. 낯선 핀란드 연주자 하킬라의 음색은 그 당시 포르테 피아노로 연주해서 나에겐 신선한 충격과 감동이었다. 그리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피레스와 바렌보임 박하우스 그리고 켐프와 알라시아 데 라로차를 많이 들었다. 물론 그 외에도 셀 수 없을 정도로 이 곡에 대한 각 연주자의 매력에 흠뻑 빠지며 살았다. 

인생의 전환점에서 듣는  "알라시아 데 라로차 (Alicia De Larrocha)" 의 연주를 제일 좋아한다.
Alicia De Larrocha
이 연주는 1989년 12월 뉴욕 BMG Studio 에서 녹음되었는데 "알라시아 데 라로차"가 1923년 출생했으니 우리나라로 말하면 환갑때 이 곡을 연주한 것이 된다. 넘치지도 않으면서 부족하지 않은 이 연주는 모차르트 음악에 대한 직관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한 명연이어서 몇 수년이 흘러도 이와 같은 연주는 찾아볼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해 본다.
한 음표음표 쉼표 하나하나 버릴 것이 없음에 이 곡은 모차르트 음악이 초롱초롱 서정이 빛나며 아름답지만,  그 아름다움에 담겨있는 슬픈 비애를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것은 음악이란 아름답기만 해서는 안 되는 진리처럼 듣는이의 마음에 들어와 살아 움직여야 하고, 그것으로  음악 속에 나타난 슬픔의 비애를 승화시킬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언젠가 이 곡의 각각의 변주 부분을 가지고 삶의 모습을 쓴 글 이 있었다. 훗날에 따로 포스팅 하겠지만, 그 내용을 대충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맑고 아름다움에 숨어드는 슬픔 ... 그 속에서 인생을 배웠다

첫 주제에서는 아주 고요하고 맑음 속에 아기가 태어난 걸 묘사했고 1변주에서는 그 아기가 조금 자라 재롱부리며 예쁘게 자라는 모습, 2변주에서는 조금 더 자란 어린이로 살아가는 모습을 그렸으며, 3변주에서는 슬픈 단조의 멜로디가 사용됨에 그 시기 어머니를 잃어버린 슬픔을 표현했다.  4변주에서는 오른손과 왼손의 엇갈림 연주부분으로 그 어머니의 슬픔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그렸는데 이 곡의 변주 부분 중 특별히 좋아한다.  5변주에서는 지난날의 슬픔을 다 극복하고 아름다움 속에 살고 있는 청년의 모습과 그것으로 인해 삶에 대한 감사와 그리고 더 나아가 새로운 꿈과 자아를 더욱 사랑하는 모습, 그리고 마지막 6변주는 이 곡의 변주곡 중 가장 좋아하는데, 그것을 나는 "빛나는 슬픔" 이라 부른다.


빛나는 슬픔

오늘 피아노학원에서 삐질삐질 땀 흘리며(손과 마음은 따로국밥이기에...) 연습하고 있을 때, 그 모습을 보며 선생님께서 선풍기를 켜고 앉는다. - 더워요? - 예 ..더워요  ㅠㅠ 사실은 옆에 앉으니 더 덥다 ㅎㅎ 혼자서 연습하면 잘하는데 옆에 오면 이상하게 긴장된다 ㅡ,ㅡ   그렇다고 오래전 그 옛날처럼  내가 처음 피아노를 배울 때처럼 바싹 앉지는 않는다. 선생님은 선생님만의 의자가  따로 있고, 나는 내 의자가 따로 있다. 그리고 손 모양을 교정할 정도의 실력을 나는 뛰어 넘었기에 밀착하지 않아도 된다. ^^

다시 피아노를 배우겠다고 찾아간 어느 날 저녁 -  나의 허심탄회한(?)  음악에 대한 열정에 선생님께서는 이젠 굳어버린 나의 손에 용기를 그리고 마음에는 희망을 주셨다. - 선생님 저는 이 곡을 꼭 쳐보고  싶은데요 ... 제가 할 수 있을까요? - 물론이지요. 연습에 연습 ... 그리고 지금처럼 식지 않은 음악에 대한 열정만 간직한다면 할 수 있어요.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1번 -  한 번도 잊어본 적 없는 나의 신앙이며 성경인 이 곡을 나는 끝내 연주해야만 하는 약속이 있다. 초롱초롱 아름다운 서정 속에 빛나는 슬픔 ... 그 마지막 Ⅵ 변주를 나는 빛나는 슬픔으로 불러왔다. 슬픔을 안으며 가장 아름답게 사라져가는 빛 - 내가 정말로 그려보고 싶은 삶의 마지막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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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엉뚱한 글렌굴드의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중 가장 특이한 곡이  K.331 - 1악장이다.
몇수십번을 들어도 그가 의도한 것을 알수없다. 오래전 브뤼노 몽생종과의 대담에 글렌굴드는 이 곡에 대해서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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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 ( 브뤼노 몽생종 ), GG ( 글렌 굴드 )



      
나 말고 좋아했던 그들이 있었다.

Reger - Mozart Variations Kurt Masur & New York Philharmonic  변주곡의 대가라고 불리는 레거는 모차르트의 테마에 의하여 비범한 수법을 보여준다. 그는 바하, 베토벤 브람스등의 작품을 연구하였는데 구성에서 주법, 나아가서는 발상에 이르기까지 그들 선배들로부터의 영향을 볼 수 있다.  더구나 변주곡과 같은 기교는 브람스 이래의 거장이라는 평판을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이 작품은 그의 오케스트라용으로 독립된 변주곡이다.  이것이 두번째이지만 그에게 있어서는 오케스트라를 위한 것에 해당된다. 레거는 1911년 이래 4년간 마이닝겐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는데, 그는 그 같은 오랜 경험에서 셈세하고 치밀한 힘을 배양했다. 그는 위에서 언급한 고전 음악의 대가들의 영향을 받았는데, 나아가서는 바그너, 리스트, 프랑스 인상주의의 창시자인 드뷔시에게서 볼 수 있는 새로운 하모니를 섭취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이를 선적인 대위법과 결합시키고 3화음의 화성을 크게 발전시켜 그의 독특한 양식을 마련했다. 그러므로 이 작품에서는 지난 날의 음악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감각과 다양한 내용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는 훌륭한 변주곡의 기교와 순음악적인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다. 레거의 최고 작품에 속하는 이변주곡은 1914년6월30일에 완성되어 1915년2월5일 베를린에서 작곡자 자신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레거는 마이닝겐 궁정 관현악단의 지휘자로 있으면서 연주와 창작 활동에 무리를 했기 때문에 졸도한 일까지 있었다. 그 때문에 그는 정양을 했는데. 그 틈을 타서 이 작품을 완성하게 된다. 변주곡이라는 변화 무쌍하며 경쾌하고 즐거운 그의 무한대의 상상력의 표현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내고 있다.



Leonid Chizhik ( 1947 ~ )Fantasy Variations on a Theme by Mozart Kremerata Baltica & Gidon Kremer 어릴때부터 째즈에 심취해서 14살에 첫공연을 했던 쉬지크는 경쾌한 째즈풍으로 모차르트를 그려내고 있으며 기돈크레머의 바이올린 연주 역시 모차르트처럼 때로는 익살스러운 모습이 담겨져 있다.




Andreas Traeg ( 1748~ ? ) Marc GRAUWELS ; flute Yves STORMS ; guitar 그로웰스는 백여명이 넘는 작곡가들이 그로웰스를 위해서 작품을 썼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연주자가 지니고 있는 음악적 역량을 알 수 있다. 엔니오 모리코네(Ennio Moricone)는 “유럽을 위한 칸타타”를 써서 이 연주자에게 헌정했고, 탱고의 거장 피아졸라는 “탱고의 역사”를 썼고, 그리스의 작곡가 얀니스 마르코풀로스는 플루트 협주곡을 써서 헌정했다. 이 협주곡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개막식에서도 연주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공연한바가 있다. 퓰륫으로 그려내는 이 곡을 듣고 있노라면 청초하고 맑은 마음이 어느새 우수에 젖은 슬픔을 느끼게 한다.




언젠가는 이루어질 꿈

         
나는 기억한다.
아득히 먼 그날로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잊어본 적 없다. 타오르며 잿더미가 되어 쓰러진 나에게 꿈의 불씨를 당겨준 ~ 그래서 나와 내 영혼까지 구한 음악이다. 난 이 곡을 연주하지 못하는 슬픔을 안고 살아간다. 하지만,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꿈처럼 이것은 나의 꿈이며 언젠가 그 꿈이 이루어지는 날 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만의 성경을 마음에 담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난 지금 그 꿈을 위해 살고 있다.







[수입] 모차르트 : 피아노 소나타
(Mozart : Piano Sonata K.283, 331, 332, 333) - 10점
Alicia de Larrocha/R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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