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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과 나의 일상

2011. 1. 5. 23:37
지난 여름이 막 시작될 무렵에 만났던
이 녀석과의 만남은 하치이야기에 나오는 하치와 윌슨교수의 만남처럼 저에겐 운명적이었나 봅니다
물론 그 대상은 서로가 달랐을지라도 바라보던 눈빛은 같았으니까요.
제 손에 쏘~옥 들어올 정도로 작았던 녀석이


요로코롬 자라서 성묘가 다 되었어요!
얼마나 자랐는지 녀석과 외출 할 때 들고 다니던 (고양이)가방에도 이젠 안 들어가요  >..<


이 온 후로 몇가지 일들이 벌어졌어요.

그 동안 애지중지 모아온 다육식물들이 산산조각 났으며 현관문앞 벽지는 뜯기어져 남아나지 않았지요. 그 덕분에(?) 제가 다육식물을 들이는 휫수가 줄어 들었고, 새로운 벽지로 도배해야 하는 고마움(?)도 주었는데 그 고마움은 한번으로 족하다는 말을 얀에게 해주고 싶습니다 ^^:;;

또한 여름내내 저 팔과 손등에는 얀이 남긴 상처들이 많았지만, 그것은 얼마전 읽은 윌리엄즈의 "토끼인형의 눈물" 처럼 녀석과
제가 서로 진짜가 되기 위한 과정이었다는 걸 생각하게 합니다. 그러나 두번만 더 진짜가 되었다간 ... 절대 사양할랍니다  >..<

하지만 전 그 동화를 읽고 얀이를 얼마나 안아주었는지 모릅니다. 그때 이 녀석은 숨이 턱턱 막혔을지도 모르지만 나 또한 진짜가 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참아야 하는 거라고 얀에게 말했지요~ 히히

혼자서도 잘 놀아요!



처음에 이 녀석과 산에 갔을 때, 저는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제가 잠시 한눈을 팔고 있을 때, 이 녀석이 쏜살같이 가시덤불 숲으로 숲으로 도망가는게 아니겠습니까. 그때 저는 얀과의 인연은 여기까지인가 했었죠. 그런데 그대로 보내면 왠지 마음이 아파 짧은밤이라도 저에게는 천년만년 견딜 수 없는 나날이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녀석이 도망간 가시덤불 숲을 헤치고 들어갔죠.

구입한지 얼마 안되는 내가 좋아하는 차콜색 하찌 가디건, 큰 맘먹고 구입했는데 그 옷의 울이 가시덤불 속에서 반쯤 헤질 때, 그 녀석이 보이더군요. 마치 나를 기다렸다는 듯이 폼잡고 있던 모습이란 .. 아흐!!!

사실 고양이는 럭비공과 같아서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건 그 후에 들었지만, 이젠 그 반대가 되었죠. 내가 멀찌감치 도망가면 이 녀석은 따라오기 바쁘답니다ㅋㅋ그리고 진짜가 되어야 한다며 지난 여름 저를 할퀴던 발톱으로 나무쯤은 아주 간단히 오르는 모습도 종종보는데 나무야 미안하다 (ㅡ.ㅡ)



멀뚱



또 다시 눈 내리는 밤
누군가는 글을 쓰고
누군가는 책을 읽으며

누군가는 음악을 듣고
누군가는 사랑을 꿈꿉니다

그 모두에게 이불자락처럼 내려지는 이 밤의 꿈들이
모든것을 줘도 아깝지 않을 행복으로 변하여
내리는 눈보다 더 희고 별빛보다 밝은 것으로
두터운 코트속에 자리하여 이 추운 겨울
언제 어디서나 꺼내 볼 수 있는 따뜻한
그 무엇이 될 수 있기를 얀과 저는 바라고 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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