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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ippo Gragnani

클래식 2008. 5. 26. 00:53


악기들의 달리기 대회!

100m 출발선상에 플루트, 기타, 클라리넷, 첼로, 바이올린이 몸을 풀고 출발을 기다린다. 먼저 플루트가 여유롭게 휘바람을 불고, 기타와 클라리넷은 가소롭다는 듯 플루트를 바라본다. 첼로는 묵묵히 앉아서 출발을 기다리며 바이올린은 이리저리 몸을 돌리며 오늘만은 일등을 하겠다고 다짐한다. 이내 모두가 긴장되는 시간이 다가오고, 조금전까지 여유롭던 플루트도 안절부절 ~

출발 ~!

달리고 달린다~!

이 곡의 앞부분을 들으면 생각나는 악기들의 달리기 시합!
물론 이 멜로디는 중간중간 또 나온다. 그것은 준결승과 결승 ~!

18~19세기 기타 음악에 많은 공헌을 한 이탈리아 작곡가 그라냐니(Filippo Gragnani)의 생기발랄하고 아주 경쾌한 6중주다. 편성도 아주 독특한 기타와 플루트, 바이올린과 첼로 클라리넷으로 아주 멋드러지면서 마치 음표들이 살아서 움직이는 듯한 멜로디로 듣는 마음을 매혹시키고 있다. 이 6중주에는 기타2대로 멜로디와 리듬을 이끌며 그 주위로 바이올린, 클라리넷, 첼로, 플루트 한바탕 유희를 즐기고 있다. 그라냐니의 작품에는 기타가 들어가지 않는 곡이 없을정도로 기타로 만들어내는 작품들은 한결같이 아름답다.

오래전에 그의 작품중에 기타를 위한 소나타에 한참동안이나 빠져 들었던걸 생각해보면 파가니니와 줄리아니의 기타 소나타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부드러움과 마음을 감싸주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 후에 만난 이 6중주를 들으면서 문득 이전에 포스팅한 훔멜의 세레나데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아마도 그것은 두 작품이 갖는 편성의 독특한 특성과 그둘의 감성에 비친 내 감성이 맞아 떨어져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훔멜의 세레나데에 쓰인 피아노가 이 6중주에는 편성되진 않았지만 6개의 악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싱그러운 멜로디는 그 어떤 음보다 화려하고 아름다운건 나만의 생각일까?



Filippo Gragnani (1767-1812)
Sestetto in A major (for flute, clarinet, violin, 2 guitars and cello)
Consortium Classic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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