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가 아무리 단명이였다 하더라도 슈베르트에 비할 수 있을까? 많은 음악가들이 비운의 삶을 살고 이슬처럼 사라졌지만 슈베르트처럼 그렇게 들에 핀 한떨기 꽃과 같이 왔다가 비참하게 간 음악가도 드물 것이다. 애절하리만큼 하루하루 비참한 생활을 보냈던 그의 삶을 생각하면 그가 우리에게 남겨준 아름다운 음악들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무엇 때문에 자기 몸은 썩어 들어가면서 이토록 아름다운 선율로 우리의 가슴에 응어리를 만들며 슬픔을 토하게 하는가. 어쩌면 그 비참한 삶속에서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자기에게 주어진 짧은 31년이란 세월 동안 샘솟는 창작을 불태우며 갔기에 그는 분명 후회는 안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가 남겨준 음악은 그 너머 보이지 않는 눈물이다.
너무 가난했다. 밥을 먹기 위해 그 자리에서 곡을 써주고 그 돈으로 끼니를 해결하며 굶주림에 허덕이며 삶을 살아왔다. 행복한 가정도 가지지 못하고 평생을 독신으로 힘들고 외롭게 살았지만 그 곁에 언제나 오선지와 샘물처럼 솟아 나는 음의 행렬이 있었다. "나는 매일 아침 곡을 쓴다. 한 곡이 끝나면 바로 다른 곡을 시작한다" 라고 말했듯이 1815년에는 1년 동안 144곡의 가곡을 쓰기도 하면서 밥보다 음악으로 삶을 영위해 갔다. 먼훗일 그의 작품이 세상에 빛을 볼 때, 이미 그는 자신이 만든 죽음을 암시하는 듯한 "시든 꽃" 처럼 그렇게 세상을 떠났고, 그의 죽음을 슬퍼한 많은 이들에 의해 저 묘비가 세워졌다. 음악에 아름다운 예술이여 너의 하프에서 한숨이 흐르고
음악에 D.547 ( Op.88-4 )
An die Musik 슈베르트의 20세때 작품이다. 이 무렵에 슈베르트는 집을 나와서 쇼버의 집에 머무르며 그와 함께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쇼버와는 절친한 친구이긴 하지만 그를 보는 시각은 각기 다르다. 첫째는 대학진학을 위해 빈에 와서 슈베르트의 집을 방문해 자유로운 작곡시간을 가지지 못하던 슈베르트를 동정하고 그를 자신의 집으로 불러 공동생활을 시작하고, 그후에는 경제적인 도움도 주었다. 슈베르트는 그의 시 12곡을 작곡하였으며, 이들 두 사람의 우정은 변함없이 따뜻하고 다 같이 예술을 사랑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쇼버와 함께 생활하던 그때 슈베르트는 생활이 문란했었던 쇼버에게 물들어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결국은 치명적인 매독에 걸려 그것으로 젊은날 요절하게 되는 운명을 맞았다는 것도 있다. 그것이 사실이라는 것은 후일에 슈베르트가 자신의 기도에서 순결한 삶을 살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슬픔을 고백하는 기도문에서 나타난다. 물론 그것이 젊은 날 그를 요절하게 만든 이유는 아니다. 그가 살아온 삶을 보더라도 그에게 이 세상은 너무 무거운 짐이였다. 그는 그 모든걸 견딜 수 있을 만큼 견디고 갔으며, 그렇게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생명을 영위하며 갔지만 결국 그를 감싼건 따뜻한 주위의 마음이 아니라 혼자 감당해온 수 많은 아픔과 병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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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4.23 음악에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