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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클래식 2008. 4. 23. 21:08


  차르트가  아무리 단명이였다 하더라도 슈베르트에 비할 수 있을까?  많은 음악가들이 비운의 삶을 살고 이슬처럼 사라졌지만 슈베르트처럼 그렇게 들에 핀  한떨기 꽃과 같이 왔다가 비참하게 간 음악가도 드물 것이다. 애절하리만큼 하루하루 비참한 생활을 보냈던 그의 삶을 생각하면 그가 우리에게 남겨준 아름다운 음악들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무엇 때문에 자기 몸은 썩어 들어가면서 이토록 아름다운 선율로 우리의 가슴에 응어리를 만들며 슬픔을 토하게 하는가. 어쩌면 그 비참한 삶속에서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자기에게 주어진 짧은 31년이란 세월 동안 샘솟는 창작을 불태우며 갔기에 그는 분명 후회는 안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가 남겨준 음악은 그 너머 보이지 않는 눈물이다. 

이 새벽 그를 생각하는 것은 들꽃처럼 온 그의 삶이 꽃잎과 같이 하나하나 떨어질때 마다 그 모습에 내 눈물도 꽃잎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며, 그 떨어진 꽃잎의 향이 이 공간에 가득 퍼져 내 마음에 새로운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끊임없는 병과 가난에 맞서 싸우면서도 우리에게 들려주고자 했던 아름다운 노래와 음악들 그러나 그것은 우리를 더욱더 가슴 아프게 한다.

아무도 없는 외딴방에서
병들어 신음하는 그에게 따뜻한 손을 잡아주었던 베토벤 그렇게 간절히 만나고 싶었지만 마지막 죽음의 순간에 만날 수 있었던 두 사람 1827년 3월에 비로 부옇게 흐려진 빈 거리에 베토벤의 관이 지나갈 때 지나던 모든 사람들이 조용히 멈춰 베토벤의 관에 묵도하던 많은 사람들중에 슈베르트도 있었음에 그의 슬픔은 그 누구보다 더 컸음을 부인 할 수 없겠지. 고통으로 신음하는 그에게 마지막까지 따스한 손을 잡아주었던 베토벤, 그의 죽음이 지나가는 걸 보며 그날 흘렸던 그의 눈물은 안개비처럼 그의 가슴을 적셨을 것이다.
그렇게 그 이듬해 그도 조용히 마지막 꽃잎을 떨구며 조용히 베토벤의 묘지 옆에 묻힐 때까지 말이다.




   음악은 여기에
   풍려한 보배와
   그 보다 휠씬 귀한
   희망을 묻었노라
   슈베르트 여기 잠들다.



너무 가난했다. 밥을 먹기 위해 그 자리에서 곡을 써주고 그 돈으로 끼니를 해결하며 굶주림에 허덕이며 삶을 살아왔다. 행복한 가정도 가지지 못하고 평생을 독신으로 힘들고 외롭게 살았지만 그 곁에 언제나 오선지와 샘물처럼 솟아 나는 음의 행렬이 있었다. "나는 매일 아침 곡을 쓴다. 한 곡이 끝나면 바로 다른 곡을 시작한다" 라고 말했듯이 1815년에는 1년 동안 144곡의 가곡을 쓰기도 하면서 밥보다 음악으로 삶을 영위해 갔다. 먼훗일 그의 작품이 세상에 빛을 볼 때, 이미 그는 자신이 만든 죽음을 암시하는 듯한 "시든 꽃" 처럼 그렇게 세상을 떠났고, 그의 죽음을 슬퍼한 많은 이들에 의해 저 묘비가 세워졌다. 

참 슬프다. 그때 그 누구라도 그를 가까이서 좀 따스하게 감싸주었으면, 그 모든걸 혼자 겪으며 살아갔을 그를 생각하니 가슴이 아리다. '파크허스트 여사' 가 초라하게 살아가던 스티븐 포스터를 안아주었을 때 포스터가 그 마음에 따스한 눈물을 흘렸듯이 그에게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을 누구라도 같이 해 주었으면, 그 누구의 사랑도 없이 들의 꽃처럼 홀로피어 쓸쓸히 그는 떠났다. 하지만 나는 생각한다. 꽃잎은 떨어져 시들고 그 꽃잎 따라 그도 사라졌지만 그가 남겨준  슬프지만 아름다운 음악은
언제까지나 마음속에 지지 않는 꽃으로 피어 있을 것을 믿는다.

음악에


아름다운 예술이여
세상의 거친 무리 속에 머물며
잿빛 시간을 보내기 쉬울 때
너는
내 마음에 따뜻한 사랑을 불태우고
보다 나은 세계로 나를 데려다 주었다.

너의 하프에서 한숨이 흐르고
너의 매력 있는 신성한 화음은
보다 행복할 때의
희를 내게 펼쳐 보여 주었다.
우아한 예술이여
그렇기 때문에 나는 너에게 감사한다.


음악에 D.547 ( Op.88-4 )
An die Musik
 

슈베르트의 20세때 작품이다. 이 무렵에 슈베르트는 집을 나와서 쇼버의 집에 머무르며 그와 함께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쇼버와는 절친한 친구이긴 하지만  그를 보는 시각은 각기 다르다.  첫째는 대학진학을 위해 빈에 와서 슈베르트의 집을 방문해 자유로운 작곡시간을 가지지 못하던 슈베르트를 동정하고 그를 자신의 집으로 불러 공동생활을 시작하고, 그후에는 경제적인 도움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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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는 그의 시 12곡을 작곡하였으며, 이들 두 사람의 우정은 변함없이 따뜻하고 다 같이 예술을 사랑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쇼버와 함께 생활하던 그때 슈베르트는 생활이 문란했었던 쇼버에게 물들어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결국은 치명적인 매독에 걸려 그것으로 젊은날 요절하게 되는 운명을 맞았다는 것도 있다. 그것이 사실이라는 것은 후일에 슈베르트가 자신의 기도에서 순결한 삶을 살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슬픔을 고백하는 기도문에서 나타난다. 물론 그것이 젊은 날 그를 요절하게 만든 이유는 아니다. 그가 살아온 삶을 보더라도 그에게 이 세상은 너무 무거운 짐이였다. 그는 그 모든걸 견딜 수 있을 만큼 견디고 갔으며, 그렇게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생명을 영위하며 갔지만 결국 그를 감싼건 따뜻한 주위의 마음이 아니라 혼자 감당해온 수 많은 아픔과 병 뿐이였다.



Edith Mathis 
슈베르트의 가곡 기념비를 세운 그레이엄 존슨의 에디션 전체 37집중에 21집에는 에디트 마티스가 노래한다.  그녀는 이 슈베르트 가곡을 노래함에 있어서 조금도 힘에 넘치지 않고 단정미려하게 울려나오는 목소리로 슈베르트가 의미하고자 하는 노래에 대한 음색을 아주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Mischa Maisky & Daria Hovora 슈베르트의 수백편의 가곡중에 단아한 아름다움과 슬픔이 동시에 내려앉은 몇편을 미샤 마이스키와 다리아 호보라의 연주로 들려준다. 어쩌면 무엇인가 흐느낌의 아름다운 첼로소리와 그를 토닥거려주는 피아노 소리를 듣고 있자니 옆에 손수건은 꼭 준비 해 두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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