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뒷동산, 이제 막 움터오르는 신록의 푸른 숲 속에 모여앉아 갓 대학에 들어와 모든 것이 신기하고 보는 것마다 새로우며 미래에의 희망으로 가슴 설레이고 있는 그 동산의 푸른 그늘 속에서 봄날에 노랑나비를 처음 보는 사람에게 행운이 있다고 하던가. 누군가 소리쳤는지 선생님 저 노랑나비 좀 보세요, 그러자 신입생들은 다투어 숲속을 보았는데 눈부신 햇살 속에 한 쌍의 노랑나비가 이리저리 춤추며 날아가고 있었다. 생(生)이 그들이 그때 그 숲속에서 생각한 것처럼 찬란하고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고 고통스럽고 때로는 더러운 구정물과 같은 것이라는 것을 이제 차차 알게 되고 배워 나간다 하더라도 만약 그때 그들이 다혜의 노래를 들을 수만 있었다면, 다혜가 즐겨 부르던 소프라노의 노랫소리만 들을 수 있었다면 그들은 영원히 그 노랑나비와 더블어 노랫소리를 잊지 못했을 것이다. 사랑의 노래, 들려온다. 옛날을 말하는가 「기쁜 우리 젊은 날」 은빛 같은 달빛이 동산 위에 비칠 때 정답게 손 잡고 뛰어놀던 그때 그때가 ...그립다 만약 다혜가 그 노래를 불렀다면 우리는 그 시절 그 숲 속을 「기쁜 우리 젊은날」로서 보다 선명하게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겨울나그네 (최인호) |
누렇게 바랜 책속에 내가 사랑했던 '민우'와 '다혜'가 있다. 슬픈 그들을 안아주는 고마운 음악은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나에겐 앨범의 제목처럼 '잊지 못할' 추억이고, 눈물이며, 사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