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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뒷동산, 이제 막 움터오르는 신록의 푸른 숲 속에 모여앉아 갓 대학에 들어와 모든 것이 신기하고 보는 것마다 새로우며 미래에의 희망으로 가슴 설레이고 있는 그 동산의 푸른 그늘 속에서 봄날에 노랑나비를 처음 보는 사람에게 행운이 있다고 하던가. 누군가 소리쳤는지 선생님 저 노랑나비 좀 보세요, 그러자 신입생들은 다투어 숲속을 보았는데 눈부신 햇살 속에 한 쌍의 노랑나비가 이리저리 춤추며 날아가고 있었다.

생(生)이 그들이 그때 그 숲속에서 생각한 것처럼 찬란하고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고 고통스럽고 때로는 더러운 구정물과 같은 것이라는 것을 이제 차차 알게 되고 배워 나간다 하더라도 만약 그때 그들이 다혜의 노래를 들을 수만 있었다면, 다혜가 즐겨 부르던 소프라노의 노랫소리만 들을 수 있었다면 그들은 영원히 그 노랑나비와 더블어 노랫소리를 잊지 못했을 것이다.

사랑의 노래, 들려온다.
옛날을 말하는가 「기쁜 우리 젊은 날」
은빛 같은 달빛이
동산 위에 비칠 때
정답게 손 잡고 뛰어놀던 그때
그때가 ...그립다

만약 다혜가 그 노래를 불렀다면 우리는 그 시절 그 숲 속을 「기쁜 우리 젊은날」로서 보다 선명하게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겨울나그네 (최인호)

 




누렇게 바랜 책속에 내가 사랑했던 '민우'와 '다혜'가 있다. 슬픈 그들을 안아주는 고마운 음악은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나에겐 앨범의 제목처럼 '잊지 못할' 추억이고, 눈물이며, 사랑이다.

지난 일요일 산행을 하면서 잠시 앉아 쉴 때, 산 아래에서 불어오던 바람이 긴 겨울을 이겨 내고 온 나무와 풀잎을 스치면서 지날 때, 나도 그들처럼 이 노래를 불렀었는데 그녀는 내 노래 소리를 들었을까?

몸과 마음이 유난히 추웠던 지난 겨울, 그 겨울이 가고 봄이 왔건만 아직 나는 그날 산에서 본 마르고 시든 풀잎같다
. Andreas Trio - The Unforgettab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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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거주춤한 나의 일상과 얼렁뚱땅 나의 음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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