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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난 너의 아빠야

2010. 6. 14. 01:43




얼마전부터 사다(다육식물원)에 있던 새끼 고양이, 처음 이 녀석을 본 순간 - 사다맨님에게 너무 귀엽다며 어디서 나타난 녀석이냐고 물었더니 ... 어느날 화분 사이에서 울고 있는 녀석을 발견했다고 한다, 어미가 나타날까 해서 먹이를 주며 계속 두었지만 어미는 나타나지 않았고, 그때부터 녀석은 그곳을 떠나지 않고 사다 주위로만 맴돌았다고 한다. 어미도 없이 오갈 때 없는 것 같아 그곳에서 키우려고 했지만 집안 어른들이 싫어해 전긍 하던차에 - 그럼 내가 데려다 키우면 안되겠냐고 사다맨님에게 말씀 드렸고 이에 사다맨님이 승낙해주어 언제까지가 될 지 모를 새로운 보금자리인 나의 집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집에 오자마자 인터넷에서 새끼 고양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목욕과 먹이등 그리고 행동 하나하나가 어떤 의미인지를 파악하고 먼저 목욕을 시켰는데 고양이는 물을 싫어한다는 속설과는 달리 이 녀석은 정말 얌전했다. 수건으로 뽀송하게 말려주고 난 후에 그루밍하는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 ... 그리고 야옹 야옹 ... 고양이가 우는 건 두가지 이유라고 한다. 배가 고프거나 혹은 놀아달라고 할 때 ... 새끼 고양이에게 먹여도 될 음식을 찾아서 만들어주고, 배불리 먹었는지 바닥에 굴러 다니는 공을 가지고 장난치다가 내 옆에서 와서 조금전과는 다른 목소리로 야옹야옹 거리며 얼굴을 부비부비 한다, 녀석 ... 참 많이 외롭긴 외로웠나보다.




낯선 환경속에 오늘 하루가 얼마나 피곤했는지 녀석은 내가 꼼지락 거려도 세상 모르고 잠들었다. 그 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니 귀엽다기 보다는 너무나 안스럽다. 한창 어미의 사랑이 필요할 때인데 어느날 갑자기 길냥이가 되어 깜깜한 어둠속에서 보낸 시간들을 생각하니 마음 한켠이 쟌하다. 아직 이름을 짓진 않았지만 녀석에게 딱 어울릴만한 이름이 생각 날 때까지 사다맨님이 지어주신 "얀"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모처럼 깊은 잠에 빠진 이 시간 - 
꿈속에서 만큼은 엄마를 꼭 만나길 바라고
앞으로 건강하고 예쁘게 자라났으면 좋겠다.
이제 난 너의 아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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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거주춤한 나의 일상과 얼렁뚱땅 나의 음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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