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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함과 경묘함이 있는 연주. 
플루트의 랑팔과 기타의 알렉산드르 라고야가 함께 연주한 이 음반을 들으면서 드는 생각은 바로 그것이었다. 이들 두 사람의 거장이 빚어내는 화음은 참으로 아름답기 그지없다. 둘의 음악적 균형은 물론이고 연주가 지닌 심미적인 차원까지도 인상깊은 것이다. 랑팔의 플루트는 청아하고 곱게 치솟으며 플루트 특유의 날렵한 음률을 멋지게 풀어내고 있고 라고야의 기타는 유연한 핑거링을 발휘하며 플루트에 뒤지지 않는 감각미를 전해준다. 플루트와 기타의 소박한 선율에 반주를 맡은 프란츠 리스트 체임버 오케스트라도 꾸밈없는 유려한 선율로 고풍스러운 멋을 더해준다. 요즘처럼 추운날 플루트가 전해주는 따스한 음색과 기타가 속삭여주는 이 음악에 커피 한잔과 좋아하는 책을 곁들인다면 그만한 사치는 없는 듯싶다.

카룰리는 원래 첼로를 전공했었다. 그러나 당시 새로 개발된 여섯 줄의 기타에 매료되어 혼자서 이 악기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타를 위한 작품들도 작곡했는데 당시 그가 작곡한 작품들은 당시에 상당한 인기를 누렸다. 플루트와 기타를 위한 협주곡은 안렉산드르 라고야가 그 초고를 오스트리아의 시민 도서관에서 발견함으로써 세상에 알려진 곡이다. 아마도 카룰리 생전에는 출판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이 곡은 플루트, 기타, 그리고 오케스트라가 독자적인 표현양식을 지니면서도 유연하게 조화를 이루어가는 작품이다. 첫 악장에서 주제와 모티브를 반복적으로 전개시키는 점은 모차르트와 닮아 있다. 이 곡은 원래 3악장까지 있지만 2악장 변주와 3악장 알레그로 부분이 하나로 이어진다.




* 이 음악은 스콧과 니어링을 만날 때, 많이 들었던 곡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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