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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처음 밥 주었던 날(오른쪽이 "호야")




  2017년 9월 어느날 베란다 문을 열었을 때 그렇게 만났다. 그래서 난 집에선 집사, 밖에선 캣대디가 되었다. 지독히 추웠던 지난 겨울, 집에 작은 이불을 가져다 화단 안쪽(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작은 집을 만들었다. 외딴 동거가 시작됐다. 나는 언제나 문을 열고 인사를 했고, 이 아이도 내가 누군지는 대충은 알았다. 그렇게 다가 오지는 않아도, 내가 밖에 나가면 멀리서나마 따라오곤 했다. 


  휴가를 다녀온 지난 주, 며칠 비운집에 환기를 시키려고 문을 열었을 때, 나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모습에 한 참이나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고귀하고 찬란한 새 생명이 태어났었던 것이다.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 어미 고양이는 홀로 출산의 고통과 그 모든 것을 겪으며 이 땅에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켰다.  왠지 모를 눈물이 났다.



* 문 바로 밑에 새끼에게 젖을 물리며 안고 있는 어미 고양이 호야


  보통 고양이들은5~7마리 정도 출산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2마리만 보였다. 혹시나 해서 기다려 보았지만, 더 이상은 보이지 않았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지극히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누구에게는 사랑스러운 그 무엇이 누구에게는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 처럼, 나는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에겐 뭐라고 하지 않는다.하지만, 해코지만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들은 길위에서 태어나 평생을 길위에서 살아간다. 그 삶이 3~5년이 안된다. 그 기간도 병마에 걸리고 배고픔과 추위속에 살아야 한다. 우리가 해코지 하지 않아도 그들은 충분히 힘들다.


  언젠가 퇴근해서 마트를 다녀오던 길에 인도옆 작은턱에 검은 물체가 보였다. 길 건너 반대편에서 본 것이라 나는 그것이 검은 봉지였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혹시나 해서 마트에서 나와 그 물체가 있는 곳으로 건너 가까이 다가 갔을 때, 움직이고 있었고 파리들이 날리고 있었다. 새끼 고양이 ... 제대로 걷지 못하였고, 기어가는 듯한 움직임 ... 죽어가고 있었다. 그대로 안고 집으로 들어와 할 수 있는 응급처치를 하고 이곳 동물병원은 문을 닫아, 야간 진료를 하는 곳으로 갈려고 준비하는 사이,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그때 나는 그 새끼고양이에게 이런말을 했다


" 왜 고양이로 태어났니?"


그리고 나에겐 이런 말을 했다


" 내가 왜 고양이를 좋아했을까?"


그렇게 한 참 눈물이 났던 날,

그래도 너희들이 있어 참 좋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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