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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건 사라지지 않아요


학창 시절 모아온 테잎들 중에 놓치고 싶지 않은 음악들이 참 많다. 그 음악들 중에 지금은 어디에도 구할 수 없는 음원과 있다 하더라도 예전에 내가 들었던 그 느낌을 그대로 전달해주는 음악을 찾기는 어렵다. 그래서 나는 오래 전에 그 테잎들을 하나하나 파일로 리핑 작업을 해두었다. 그 테잎들 중 특히나 잘 듣던 음악이 바로 선명회가 부른 한국 동요라는 노래다. 이 테잎을 구입한 것이 아마도 25년이 넘었으리라 생각된다. 속지의 녹음년도가 1977년이라 - 당시 노래를 부르던 어린이들은 지금쯤 이 동요에 어울리는 아들 딸과 함께 알콩달콩 잘 살고 있을 것이다. 또한 반쪽 견출지에 적힌 19라는 숫자는 그 당시 테잎을 사면서 하나씩 붙인 일련 번호라, 그 번호가 늘어가면 갈수록 공부는 늘 뒷전이었다^^ 



지금의 음악은 디지털화된 것에 모든 것을 담지만 그때는 라디오나 테잎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행복한 때가 많았다. 그래서 오랜 세월 동안 빛바래고 음구가 닳은 테잎을 버리지 않고 애지중지하는 이유도 모든 것이 디지털화된 삶 속에서 아날로그처럼 울려나오는 그날의 향수와 추억을 되살리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의 마음과 귀는 원래 아날로그라 어머니의 자궁내에서 들었던 혈류음과 향수 소리도 그러하기에 이런 음악은 더욱더 포근하고 친근하게 다가온다. 이 테잎에는 모두 19곡이 들어 있고 이어지는 곡 하나하나는 언제 들어도 너무나 맑고 아름답다.


 

노래들중에서 제가 젤 좋아하는 노래는 "초록바다" 와 "고향땅"입니다. 전부다 모두 예쁜노래들이지만 초록바다는 리듬과 멜로디가 참 좋고, 시작할때 그 엇박을 잘못부르면 조형기풍이 되거든요. 그래서 잘 불러야 합니다. 초록빛 바닷물에 손을 담그면 파아란 하늘빛 물이든다는 그 가사는 아무리 되뇌어도 끝없는 샘물처럼 제 가슴에 싸한 감동을 줍니다. 그리고 고향땅은 누구나 아무리 가고싶어도 갈 수 없는 마음속의 그 고향을 노래하는것 같아 가슴이 아려오는 노래입니다. 지금은 시골에 가도 소모는 아이들도 없고 저녁마다 놀지는 언덕도 드물지만 새마을 운동으로 이 나라의 초가집을 모두 없애던 그 시절, 황소만큼이나 구수한 쇠죽을 끓이던 시골 외가댁의 냄새와 부엌뒤쪽 굴뚝으로 따스한 인정만큼이나 부드럽게 피어오르던 밥짓는 연기는 이 세상을 떠나갈때 라도 꼭 가지고 가고 싶은 것들입니다. 세상살이에 찌든 나는 피곤에 지친 밤마다 박하사탕의 설경구처럼 옛날로 돌아가고싶다고 외칩니다.

 "나 다시 돌아갈래.....~~~~~~~"


- 민지아빠  2007 12 27 00:16



집에서 이것저것 정리하다가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많은 것들을 발견했다.
갖가지 사연들을 적은 일기장에서 소복히 먼지가 쌓인 소소하게 많은 것들, 그 모든 것들이 오랜세월 나와 함께 지내왔기에 현재의 내가 존재하고 이렇게 아스라한 그날의 추억들도 되새겨 볼 수 있다. 아 ~ 얼마나 행복한가! 이런 행복을 가져다주는 그 모든것들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수십년 지나도 잊혀지지 않고 내곁에 머물러 있는것들을 더욱더 사랑해야 한다. 좋은건 사라지지 않으니까 말이다.

2007 12 26 2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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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만든선물

엉거주춤한 나의 일상과 얼렁뚱땅 나의 음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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